안녕하세요. 발치왕 이바다입니다.
잇몸병 때문에 치과에 오셨다가 "오늘은 스케일링만 하시면 됩니다"라는 말을 듣고 서운해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잇몸치료를 받으러 왔는데 바빠서 안 해 주는 것 아니냐고 하시는 거죠. 반대로 스케일링이면 될 줄 알았는데, 마취를 하고 여러 번 나눠서 치료하자는 말에 놀라시는 분도 있습니다.
잇몸병 치료는 크게 스케일링, 큐렛(치주소파술), 잇몸 수술(치은박리소파술) 세 가지입니다. 오늘은 어떤 분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영상에서 모형과 기구로 보여 드린 내용을 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치주염은 마흔이 넘으면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만성질환입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에서 청구 금액 기준으로 부동의 1등인 진단명이 치주염입니다. 고혈압이나 당뇨보다 앞에 있습니다. 많은 분이 갖고 있고 한 사람이 여러 번 치료받기도 해서, 치료 건수로 보면 천만 건이 넘습니다.
치주염은 본질적으로 만성질환이라, 한번 생기면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평생 가져가는 병입니다. 마흔이 넘은 분들을 정확하게 진단해 보면 치주염이 없는 분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원인은 치석입니다. 음식물 찌꺼기가 딱딱해지면서 세균이 모여 붙은 것이 치석인데, 이 세균이 내는 독소가 잇몸을 붉게 붓게 하고 염증을 일으키고, 결국 잇몸뼈를 녹입니다.
2. 잇몸 속 3mm까지는 정상, 6mm가 넘으면 심한 단계입니다

치과에서 잇몸 상태를 정확히 볼 때는 프로브라는 가느다란 기구를 치아와 잇몸 사이에 넣어 봅니다. 눈금이 3mm 단위로 색이 달라서 얼마나 들어가는지 바로 보입니다. 적당한 힘으로 넣었는데 피가 난다면 그 자리에 염증이 있다는 뜻입니다.
원래 잇몸은 뼈보다 2mm 정도 높이 올라와 있어서 2~3mm 들어가는 것은 정상입니다. 4~5mm는 초기에서 중기, 6mm 이상 들어가면 심한 단계로 봅니다. 기구가 깊이 들어간다는 것은 잇몸이 부었거나 뼈가 녹았다는 이야기이고, 어느 쪽이든 염증이 있다는 뜻입니다.
3mm까지는 정상, 6mm가 넘으면 심한 겁니다
이 검사가 좀 아파서 짜증을 내시는 분도 계십니다. 그래도 이걸 해야 지금 상태를 알 수 있고, 치료가 끝난 뒤 다시 쟀을 때 숫자가 돌아오는지를 보고 치료가 잘되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3. 스케일링도 잇몸치료이고, 그것이 1단계입니다

스케일링은 잇몸 위쪽, 눈에 보이는 치석을 없애는 치료입니다. 초음파로 미세하게 진동하는 스케일러를 쓰는데, 마취 없이 하기 때문에 잇몸 아래로는 1mm 정도까지만 들어갑니다. 그 이상 들어가면 너무 아프거든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환자분들은 스케일링만 해도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잇몸치료를 받으러 오셨더라도 첫날은 스케일링부터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눈에 보이는 치석을 먼저 없애고, 그다음에 더 깊은 치료가 필요한지 봅니다. 안 해 드리는 게 아니라 그게 잇몸치료의 첫 번째 단계입니다.
4. 잇몸 밑 치석은 마취하고 더 깊이 들어가 긁어냅니다

큐렛은 스케일링과 같은 일을, 마취를 하고 2~3mm 더 깊이 들어가서 하는 치료입니다. 마취를 하고 5분 정도 기다린 뒤 스케일러와 큐렛이라는 손기구로 잇몸 속 치석을 긁어냅니다. 치석은 생각보다 아주 딱딱하게 붙어 있어서, 바닥에 붙은 껌을 긁어 떼어 내듯이 제거해야 합니다. 큐렛은 앞니용과 어금니용의 꺾인 각도가 달라서 부위에 맞는 기구를 골라 씁니다.
보통 두 번이나 세 번으로 나눠서 합니다. 한 번에 다 하기에는 환자분도 힘들고, 건강보험 규정상으로도 하루에 전체를 다 할 수가 없습니다. 이 부분은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치료 뒤에 치아 사이에 틈이 생긴 것 같다고 놀라시는 분들이 있는데, 잇몸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부어 있던 잇몸이 가라앉으면서 틈이 보이는 것입니다.
5. 6mm가 넘으면 잇몸을 열고 눈으로 보면서 치료합니다

잇몸이 유난히 붓고 고름이 차 있고, 프로브가 6mm 넘게 들어가는 자리는 큐렛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이때는 잇몸을 열어서 치료합니다. 마취를 하고 잇몸을 조금 절개해 젖힌 다음, 뼈까지 눈으로 확인하면서 치석을 제거하고 지나치게 자란 염증 조직을 정리합니다. 젖히는 이유는 눈으로 보는 것이 가장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넓게 다 젖혔지만 요즘은 꼭 필요한 부분만 최소한으로 엽니다. 끝나면 꿰매고, 일주일 정도 뒤에 실밥을 뺍니다.
6. 잇몸병 치료의 목표는 지금 상태를 지키는 것입니다

치료를 하고 나면 눈에 띄게 좋아집니다. 그런데 사람은 계속 밥을 먹습니다. 잘 치료해 놓아도 한두 달 양치질이 안 되면 다시 나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잇몸병 치료의 목표는 붓고 아픈 것을 없앤 다음 지금의 뼈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한번 없어진 뼈가 다시 많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치주염이 있는 분들은 서너 달에 한 번씩 치과에 오시도록 합니다. 그 사이에는 집에서 양치질을 잘하시고 치간칫솔이나 치실을 열심히 쓰셔야 합니다. 매번 스케일링과 큐렛을 할 수는 없으니까요.
잇몸병은 치과에서 한 번 치료받고 끝나는 병이 아닙니다. 내가 받는 치료가 어느 단계인지 아시고, 집에서 관리해 주셔야 치료한 의미가 있습니다. 양치질 잘하시고 치간칫솔 꼭 쓰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서울 청량리(동대문구)에서 진료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원문: 이바다 원장 블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