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사대리 “조만간 이 대통령 워싱턴 초청해 정상회담 열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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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사대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헌정회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헌정회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헌정회에 따르면 윤 대사대리는 “일단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나야 두 나라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부터 1박3일 일정으로 방문한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추진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상황을 이유로 정상회의 도중 귀국했다.
윤 대사대리는 “한·미 간에는 관세 문제와 정치적 문제 두 가지 분야에 큰 현안이 있다”며 “정치적 문제로는 주한미군의 역할 문제와 방위비 분담 문제 등이 있는데, 두 정상이 만나면 잘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윤 대사대리는 주한미군의 대중국 역할을 강조했다고 한다. 윤 대사대리는 “주한미군 역할에 대해 한국은 북한 억지력만 보지만 미국은 중국 억지력을 더 크게 본다”며 “한·미가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합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고 헌정회는 전했다. 윤 대사대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시 정상회담을 하려고 할 가능성이 있지만, 김 위원장이 미국으로부터 특별히 무언가를 약속받지 못한 상황에서 회담에 나올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헌정회에 따르면 윤 대사대리는 “최근 이란 사태 등으로 오히려 북한 비핵화는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라며 북핵 문제를 최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상황과 연동해 설명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단계에서 공격을 받은 이란의 모습을 교훈 삼아, 체제 유지를 위해 핵무기 확대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헌정회는 윤 대사대리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마치 한국에만 이익이 되고 미국에는 손해를 가져왔다는 잘못된 인식을 하고 있다”며 “주한 미국대사관 쪽에서 미국 본국에 그동안 한·미 FTA로 미국에 대한 한국의 투자 확대와 미국 내 일자리 창출로 미국 역시 엄청난 혜택을 받았다는 사실에 대한 올바른 보고서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윤 대사대리는 “헌정회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며 “앞으로 두 나라 정부가 여러 가지 현안들을 잘 해결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헌정회는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대철 헌정회장과 김원기·김진표 전 국회의장,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윤 대사대리와 다니엘 주 주한 미국대사관 정무팀장이 참석했다.
7년 만에 만난 고용노동부 장관 내정자가 “근로기준법만 지킬 수 있게 해달라”는 ‘주얼리 노동자’의 바람을 이뤄줄 수 있을까.
“여기 좀 봐주십시오!” 지난 24일 김영훈 장관 내정자가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던 길, 마침 노동청 앞에서 노숙농성중이던 김정봉 금속노조 서울지부 동부지역지회 부지회장이 외쳤다. 김 부지회장은 “주얼리 제조 노동자들은 고용보험 의무 가입자임에도 70~80%가 미가입자”라며 “업체들이 근로기준법만 제대로 지킬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그는 ‘불법 사업장’이 방치되지 않도록 해달라며 노동부의 근로감독과 실태조사를 촉구했다. 김 내정자는 “자료를 살펴보고 (노동부) 간부들과 어떤 해결책이 있는지 고민해서 토론해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 부지회장은 7년 전인 2018년 정의당 노동본부장이었던 장관 내정자를 만난 적이 있다. 당시 정의당과 노조는 함께 ‘화려한 귀금속 뒤의 갑질, 종로 귀금속 세공노동자 간담회’를 열었다. 노조는 그때도 귀금속 세공 노동자들이 화공약품에 노출되는 문제, 작은 사업장들이 노동법 사각지대에 방치되는 문제를 호소했다. 김 부지회장은 “그때도 지금도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귀금속 세공 노동자인 김 부지회장은 지난 1월 설 명절을 앞두고 해고됐다. 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받고 지난 5월 원직복직 명령이 담긴 판정서를 수령했지만 회사가 폐업하면서 돌아갈 일터가 사라졌다. 회사 대표는 밤새 문서를 파쇄하고 기습 이사를 시도했다. 해고 노동자들과 연대 시민들이 이를 막아서 이사는 막을 수 있었지만 대표는 결국 며칠 후 폐업 신고를 마쳤다. 이후 노동자들에게 퇴직금도 주지 않은 채 해외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서울고용노동청에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으나, “노조와 사업주 면담 자리를 주선하라는 요구에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김 부지회장은 귀금속 세공 노동자와 같은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이 겪는 부당해고, 근로기준법 미준수, 4대 보험 미가입 등 부당한 노동 환경을 바꾸기 위해 싸우고 있다. 작업 과정에서 청산가리, 황산과 같은 화공약품이나 고온의 열을 다루며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25일 김 부지회장 등이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정부의 근로감독을 촉구하며 노숙농성을 시작한 지 13일째가 됐다. 김 부지회장은 전날 장관 내정자가 출근하는지 몰랐다고 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장관 내정자가 올줄 알고 기다렸던 게 아니라 매일 오후 4시에 <전태일 평전> 읽기를 한다. 마침 내정자가 출근한다는 소식을 듣고 요구사항을 외친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설문조사 결과 100개 넘는 사업장에서 고용보험 미가입 등 근로기준법을 어긴 사례가 나왔다. 김 부지회장이 바라는 것은 ‘복직’이나 ‘보상’이 아니다. 그는 “‘불법 사업장’이 방치되고 있으니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달라는 것”이라며 “작은 사업장들은 노동자들이 해결하기 어려우니 정부가 할 수 있는 수단으로 나서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태조사가 시급하다고 했다. “업계가 노동법을 지킬 수 있게 조사를 해달라는 것입니다. 전수조사가 힘들면 귀금속 골목의 일정 블록을 설정해서라도 조사를 하면 실태가 나올 겁니다. 심각성을 파악해야 합니다.”
그는 <전태일 평전>에서 전태일이 ‘바보회’를 조직하고 동지들에게 근로기준법과 노동청의 역할을 이야기한 후 근로감독관을 찾아갔을 때 감독관의 무성의한 태도에 실망한 부분을 읽었다고 했다. “1969년도에 전태일 열사가 했던 이야기와 2025년 노동청의 대응이 너무 똑같습니다. 매일 읽을 때마다 내용을 아는데도 분노와 한탄의 감정들이 교차합니다.”
김씨는 장관 내정자를 만나고 난 뒤 SNS에 글을 올렸다.
“김영훈 장관 내정자는 기억하고 있을까? 2018년 주얼리 노조를 만들고 노조의 첫 간담회장에서 그를 만났다. ‘화려한 귀금속 뒤의 갑질’ 종로 귀금속 세공 노동자 간담회. 그때도 지금도 변한 것은 없다.”
노동계에서는 김영훈 장관 내정자가 서울 강남구 ‘노동부 강남지청’이 아니라 서울 중구의 ‘서울고용노동청’에 인사청문회 사무실을 차린 것도 기존과 다르다는 평가를 내놨다. 한 노동계 인사는 “그동안 장관 내정자들은 사는 곳이 강남인 경우가 많아 강남지청에 베이스캠프를 둔 경우가 많았다”며 “(중구, 종로구 등에 많은) 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의 의견을 듣기 싫어했던 이유도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구 명동 세종호텔 앞에는 고진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장이 고공농성 중이고 서울고용노동청에서는 금속노조 서울동부지역지회 주얼리분회에서 노숙농성 중이다.
김 부지회장은 “노동자 출신 장관 내정자가 왔으니 ‘있는 노동법’을 지킬 수 있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2018년 간담회도 함께 했었고 우리 업계에 대해서는 이해도가 높으니 상황을 빨리 파악하고 문제를 풀어낼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는 고금리와 경기침체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을 위해 510억원 규모의 맞춤형 금융지원을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시는 기존 소상공인자금(창업·경영개선자금) 외에도 초저금리자금과 충남신보 전환보증, 장기분할상환자금, 비즈+카드보증 등 신규 4개 사업을 포함한 총 5개 금융지원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소상공인자금(창업·경영개선자금)은 지역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인당 최대 7000만원을 지원하며 1.75~2.0% 이자차액을 보전해 자금 부담을 완화하는 사업이다.
연매출 1억400만원 미만이면서 공실상가 입점과 임차인, 창업 3년 이내 등 요건을 충족하는 영세 소상공인은 최대 2000만원의 융자를 2년간 연 4% 이차보전을 적용하는 초저금리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충남신보 보증을 이용 중인 지역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세종신보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신규 지원도 이뤄진다.
대상자는 전환보증 시 연 2% 이차 보전을 받을 수 있고 세종신용보증재단은 충남신보 전환보증 보증수수료를 0.5%로 인하해 금융 부담을 낮출 계획이다.
8% 이상 고금리 대출을 사용 중인 중·저신용 소상공인에게는 장기분할 상환 자금이 지원된다.
장기분할 상환 자금은 최대 7년 분할상환을 조건으로 지원되며 매달 부담 가능한 수준의 상환을 통해 연체 위험률을 낮추고 안정적인 경영을 돕는다.
소상공인 비즈+카드보증은 1년 이상 영업했으면서 1200만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는 소상공인에게 카드 결제 대금을 보증한다. 최대 1000만원 한도 내에서 긴급 자금 확보를 지원하고 소상공인은 보증료와 연회비 면제, 3% 캐시백 혜택도 함께 제공받는다.
시는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금융지원 신청을 접수할 계획이다.
자세한 내용은 시 누리집(sejong.go.kr)에서 확인하면 된다.
서울 청계천에서 일반인이 길거리 공연(버스킹)을 할 수 있는 구역이 줄어든다. 소음 공해에 시달린다는 주민 민원을 반영한 결과다.
서울시설공단은 오는 7월 1일부터 일반인 아마추어 연주자들이 공연할 수 있는 장소를 기존 모전교· 광통교·광교·오간수교·삼일교 등 5곳에서 삼일교 한 곳으로 축소한다고 2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달에만 청계천 공연 가능 구간에서 130회 가량 열렸던 버스킹이 다음 달부터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공단은 “소음 민원과 음주 사고로 인한 경찰 신고가 급증해 청계천을 이용하는 시민과 공연자의 안전을 위해 부득이하게 축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음악을 감상하며 책을 읽는 청계천 야외 도서관 ‘책 읽는 맑은 냇가’, 서울시 광교 미디어아트 행사와 아마추어 공연자들의 음향이 겹치는 문제도 고려됐다.
공연 가능 구역이 아닌데도 악기를 연주하거나 버스킹을 하는 사람들로 인한 민원도 제기됐다. 공단에 따르면 A씨는 최근 낸 민원에서 “청계천 공연 장소가 아닌 곳에서 이뤄지는 공연으로 인해 소음 피해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종로5가 다리 밑에서 저녁 8시부터 한 시간 넘게 오카리나를 크게 부는데 주변 주민 입장에서 너무 큰 소리”라며 “연주자 입장에서는 낭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굉장한 소음 공해”라고 호소했다.
공단은 공연 가능 구역이 아닌 곳에서 벌어지는 각종 버스킹과 악기 연주를 막기 위해 계도 조치를 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공연 장소가 아닌 곳에서 이뤄지는 연주는 즉시 계도할 것”이라며 “오는 4분기부터는 삼일교 외에 공연이 가능한 구역을 추가로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당 비상구에 이르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문을 통과해야 했다. 문제는 그 문이 단순한 통로가 아니라 ID카드나 지문 인식 없이는 열 수 없는 보안문이었다는 점이다. 접근 권한은 정규 사무직에게만 주어졌고 일용직으로 파견된 이주노동자들에겐 권한이 없었다.”
지난 24일 1주기를 맞아 발간된 아리셀 화재참사 분석 보고서 ‘눈물까지 통역해달라’에 적힌 내용입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경기도 전지공장 화재 조사 및 회복 자문위원회는 사망자 대부분이 비정규직, 이주노동자였던 이유 중 하나로 비상구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비상구로 탈출할 수 없었던 희생자들은 대부분 출구 반대편 창문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참사 당시 닫혀 있던 문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의미합니다. 오늘 점선면은 아리셀 참사를 통해 비정규직과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현실에서 어떻게 구체화하는지, 구조화된 차별이 얼마나 약자들을 생명이 위협받는 공간으로 내몰고 방치하는지를 짚어봅니다.
2024년 6월24일 오전 10시30분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 3동 2층의 리튬배터리 상자 한 곳에서 불꽃이 튀기 시작했습니다. 연기가 피어오르자 노동자들은 제품 상자를 맨손으로 옮기고 분말 소화기로 불을 끄려고 시도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몇 차례 작은 폭발이 이어졌고, 연기는 점차 커져 이내 작업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첫 발화 후 고작 42초 만이었습니다.
이 화재로 노동자 23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당시 2층에는 총 43명의 노동자가 근무 중이었는데요. 정규직 20명 중 3명(15%)이, 비정규직 23명 중 20명(95%)이 사망했습니다. 국적별로는 한국 국적 23명 중 5명(귀화 1명 포함)이, 외국 국적 20명 중 18명(중국 17명, 라오스 1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희생자 23명 중 여성은 17명(74%)입니다.
참사 이후 박순관 아리셀 대표이사는 지난해 9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지만 지난 2월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아리셀 측은 리튬 배터리는 위험물질로 미지정돼있고 비상 출입구 설치 의무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유족들은 1주기를 맞아 박순관 대표와 아들 박중언 아리셀 운영총괄본부장을 엄중 처벌할 것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했습니다.
“절체절명의 순간, 왜 그들은 모두 출구가 아닌 방향으로 향했을까.”(‘눈물까지 통역해달라’ 중에서)
지난해 8월 경찰은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골든타임’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아리셀 측이 일용직 파견 노동자에게 안전교육을 하고, 리튬전지 폭발 뒤 대피를 안내했다면 사망자를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죠. 실제로 한 정규직 노동자는 화재가 발생하자 발화지점 쪽의 출구 대신 다른 방향의 비상구로 향해 지문을 찍은 뒤 탈출했습니다. 이 노동자를 따라간 파견 노동자 2명도 목숨을 건졌습니다. 살아남은 비정규직 노동자는 “(안전)교육을 받지 못해 비상구 위치를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왜 비정규직·이주노동자들은 안전교육을 받지 못했을까요? 안전교육이 이뤄지지 않은 배경에는 업체의 안전관리·감독 책임을 약화하는 불법 파견 구조가 있습니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제조업의 생산공정 업무에 원칙적으로 파견을 금지하는데 아리셀은 메이셀이라는 업체로부터 이주노동자를 파견받았습니다. 메이셀은 아리셀에 인력 공급만 한다는 이유로 기본적인 노무 관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원청은 안전 관리 책임을 파견업체에 떠넘기고, 인력 공급 업체에 불과한 파견업체는 안전 교육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불법 고용·파견 구조는 이주노동자들의 불안정한 신분을 이용하려는 업체들의 꼼수에서 생겨납니다. 아리셀 참사의 희생자 중 11명도 단순노무직 취업이 허용되지 않는 재외동포(F-4) 비자 소지자였는데요. 김태윤 아리셀 산재피해 가족협의회 공동대표는 “자기들이 일을 시켜놓고 이제 와 불법을 운운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산업현장에서는 국내 노동자들이 기피하는 3D 업종 노동의 대부분을 이주노동자들에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 속 이주노동자의 사망사고 비율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2022년 국내 전체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874명) 중 이주노동자 비율은 9.2%(85명)였고, 2023년에는 812명 중 10.4%(85명), 2024년에는 827명 중 12.3%(102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올해는 1분기 기준 전체 사망자의 14.6%(20명)가 이주노동자입니다.
정부는 참사 대책으로 지난해 8월13일 모든 이주노동자가 비자 종류와 관계없이 최소 한 번 이상은 기초 안전보건교육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9월10일에는 고위험 사업장 관리 강화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1주기를 앞둔 지난 23일 민주노총은 “8월 발표 대책은 80% 이상이 기존에 발표했던 재탕, 맹탕 대책이고 이주노동자 안전강화 사업장 지원은 3개 사업장, 소화설비 및 경보대피시설 지원 26개 사업장에 그쳤다”고 지적했습니다.
아리셀 참사 희생자 중 여성 비율이 74%에 달했다는 점도 지나쳐선 안 될 문제입니다. 여성 희생자가 많았던 이유는 공장에서 배터리 검수와 포장 업무를 맡은 것이 주로 여성 이주노동자들이었기 때문인데요. 여성 이주노동자를 연구해온 한 학자는 “여성 이주노동자는 서비스업에서 많이 일하기는 하지만 제조업에서도 상당 부분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에서 여성 이주노동자의 지위는 남성보다 더 불안정하고 열악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2016년 제조업 분야 여성 이주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의하면, 여성은 임시·일용근로자 비율이 48.2%로 남성(29.2%)보다 높았고, 상용근로자 비율은 45.7%로 남성(67.2%)보다 낮았습니다. 여성은 꼼꼼하게 일하지만 낮은 임금을 줄 수 있다는 현장의 통념 때문에 전기·전자나 화학물질을 다루는 중소영세 사업장에 여성 노동자가 많다고 합니다. 생산 설비부터 작업 도구까지 남성을 기준으로 설계되는 제조업 공장에서 여성에 맞춰진 안전교육은 부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사회에 만연한 이주민 차별·혐오 정서는 참사를 공론화하는 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아리셀 화재참사로 딸을 잃은 재외동포 이순희씨는 지난해 7월 화성시청 앞 분향소 앞에서 “세금 축내지 말고 나가라”는 화성시 통장·이장협의회의 반발을 마주했던 것을 이렇게 회고했습니다. “한국 법, 한국말 모르는데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 달라고 소리쳤어요. 우리도 몸에 피가 흐르는 사람이에요. 한국인과 똑같은 사람이라고요.”
유족들의 통역을 전담했던 박동찬 경계인의몫소리연구소장은 1주기 보고서에서 “이주민의 정당한 요구는 ‘세금은 내고 말하냐’, ‘한국이 싫으면 니네(너희) 나라로 돌아가’ 식의 비난에 가로막힌다”고 말합니다. 이주민을 막무가내식으로 배제하는 언어들이 참사와 관련된 건설적인 논의를 막고 있다는 겁니다. 희생자들이 이주노동자이기 이전에 올가을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이자 집에 손 벌리지 않으려던 23살 평범한 청년이라는 사실을 잊은 채 말이죠.
보고서 속 도면을 보면 비정규직 노동자가 갈 수 없었던 출구 너머에는 연구·개발실이 있었습니다. 열리지 않는 문은 벽과 다를 바 없습니다. 여성·이주노동자들은 위태로운 산업현장으로 내몰리고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다시 차별을 마주해야 했던 셈입니다. 이제는 참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사회의 가장 약한 이들에게도 열려 있는 안전망이 갖춰지길 바라봅니다.
“하나를 보더라도 입체적으로” 경향신문 뉴스레터 <점선면>의 슬로건입니다. 독자들이 생각해볼 만한 이슈를 점(사실), 선(맥락), 면(관점)으로 분석해 입체적으로 보여드립니다. 주 3회(월·수·금) 하루 10분 <점선면>을 읽으면서 ‘생각의 근육’을 키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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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청량리역(고속철도) 이용 시
1번 출구로 나오신 후 좌측으로 돌면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건물이 보이십니다.
청량리역 5번 출구 이용 시
[지하주차장 이용 시]